"저는 오직 쾌감을 위해서 이 글을 썼습니다"_작가 정세랑
읽는 내내 fps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독서 내내 내가 들고 있는 총알은 납덩어리가 아니었다. 질퍽하고 포근하고 탄성력이 강한 총알을 들고
주인공이 되어 싸우는 기분이었다. 그 타격감이 주는 유쾌함에 금방 난 싸움꾼이 되었고. 주인공이 되어 혹은 제삼자가 되어 고난에 맞서 싸웠다. 마치 어렸을 적 해리포터를 읽듯이 금방 그 타격감에 빠져들었다.
"쾌감을 위한 글"
작가는 오직 쾌감을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읽는 내내 마치 총싸움을 하듯 쾌감을 느낀 나만 보면 그는 이 소설의 목적을 100%달성했다.
주인공 안은영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다. 귀신?을 본다. 특히 나쁜 귀신을 보고 이를 퇴치하는 능력을 가졌다.
주인공이 가진 능력이 딱히 부러운 능력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의 능력 때문에. 인기가 많은 타입이 아니었다. 아니 그 반대에 가까웠다.
괴짜에 가까웠다.
악귀를 퇴치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그녀가 가진 무기라곤. 장난감 총 한 자루와 장난감 칼.
그녀의 hp(체력)은 무한이 아니고, 귀신 퇴치 시 귀신이 가진 힘에 따라. 칼과 총의 지속시간이 짧아진다.
체력이 방전될 때면 충전을 해야 하는데. 신비한 힘을 가진 곳이나 물건 사람을 만지면 좀 낫다.
이런 그녀는 세상이 알든 말든. 자신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고. 악귀를 물리치며 내 주변을 지킨다.
이 과정이 정말 쾌감 넘친다. 그녀의 행동이 우스깡스럽기도, 때론 유치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뭔 상관이 있나
이 소설은 쾌감만을 위해 쓰인 글이다. 작가는 독자에게 쾌감을 주는 데 성공했다.
"어두운 글만 읽다가"
한동안 어두운 글을 많이 봤다. 젊은 작가들의 글은 패기 넘치고 새로워 읽기에 항상 즐겁다.
하지만 이런 즐거움도 작가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어두움과 주제의식을 마주칠 때면. 그 이야기가 가진 무게와
어두움이 너무 강해. 나조차 그 무력감과 어두움에 휩싸여 감정을 소비할 때가 많다.
특히 요즘 젊은 작가가 쓰는 글에는. 세상이 가진 무자비함과 내가 가지고 있는 남모를 트라우마 혹은 상처를 바탕으로
쓴 글이 많다고 느낀다. 이런 글만 읽다. 이런 타격감 읽는 글을 읽으니.
한동안 맛있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다가 오랜만에 김치를 먹은 듯이 유쾌하고 시원했다.
물론 시대를 젊은 시각에서 써낼 줄 아는 다른 젊은 작가 작품도 좋아하지만 이런 유쾌한 소설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도 내가 생각해낸 소설의 주제의식"
해당 소설의 주인공은 악귀를 물리치며 주변을 구하고 돕는다.
하지만 슈퍼히어로와는 조금 다르다. 세상 모든 문제를 보고 수호하려고 하는 슈퍼 히어로와 다르게
안은영은 학교만 수호한다. 자신만이 슈퍼히어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누군가도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기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말도 안 되는 개똥 논리를 우리 사회에 붙인다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일을 하는 모든 소소한 사람들이. 실제론 슈퍼히어로인 것이다.
허허 맞다. 옆 학교까지 지킬 필요는 없다.
내 능력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유쾌한 타격감을 느끼는 것.
그게 사실 우리 안의 가지고 있는 숨겨진 슈퍼 히어적 능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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